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늘 그 자리에 버티고 있었다.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로 자취를 감춘 것인지? 감출만 한 징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멍하니 땅바닥을 응시할 뿐이다.날이 밝아오며 늘 찾던 새들은 어김없이 출근 도장을 찍는다. 먹거리가 없으니 배설장소다. 가지에 앉자마자 갈긴다. 급했나 보다. 굳이 그렇게 요란스럽게 하지 않아도 출근했음을 아는데, 정신 사나워 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서로 몸싸움에 땅으로 내리꽂았다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