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면서 불편한 곳이 자꾸 늘어난다.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고, 무릎관절이 고장나고, 소화도 더디 된다. 머릿속에 삭제 기능하나가 추가 된 듯 들어오는 정보가 지워지는 것도 순식간이다.인정하기 싫은 노화의 징후들이 몸에서 인지될 때마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라는 소설 은교 속 노시인의 말이 떠오른다.사면도 없는 벌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은 께름직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노랫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