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TV를 보던 한 남성이 이렇게 쏘아붙였다. “참. 쯧, 쯧, 요즘 여자들은 아무것도 안 할라 하지? 이제 칼질도 안 할라하네. 참, 어디까지 편해지려는건지.” 무슨 소린가 얼른 고개를 들어 보니 단단한 당근과 무 같은 야채 채썰기 기계를 보며 하는 소리였다. 그 광경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남성은 매번 돌아오는 ‘오늘’ 먹을 밥상에 대해 몇 번이나 생각하고,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식사 준비를 몇 번이나 해봤을까? 또 오늘 밥상을 생각하고, 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어디를 가서 사야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