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고이는 침샘을 떠올리게 한다 봄부터 차오른 푸를청 푸를청 청귤은, 콧잔등을 찡긋하게 만드는 청귤의 꿈마저 사라진다면 어떠할까 한낮의 여름, 이제 가을 겨울의 대기를 향해 천천히 사라지는 일만이 남아 있을 것 만약 청귤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바구니마저 사라진다면 탁자마저 사라진다면, 그 풍경에 대한 기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면 어떠할까 사랑스러운 절망, 무르익기 전 시큼하다 사라진 이름들 청귤을 가지런히 썰어 흰 설탕을 뿌리는 방법에서부터, 깨진 무릎으로라도 국경을 넘어 이뤄야 할 철없는 꿈에 이르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