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깊은 잠을 자고 싶어 샹그리아를 머그에 담아 반잔을 마셨어요. 취기가 약간 올라 얼룩덜룩한 얼굴을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생각도 잠시, 미련 없이 잠들어 버렸지요. 그리고 일어나니 새벽 3시,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정신이 또렷해 이부자리를 뭉개면서 유튜브 숏츠를 봅니다. 어느 순간 일분짜리 영상도 지리멸렬해지고 책장을 서성거리며 이 책, 저책을 들춥니다.하지만 어디에도 마음은 닿지 않고 뭔가 서늘하고 오싹한 기분을 어쩌지 못하고 새벽 3시를 넘기고 있답니다. 아마도 알 수 없는 불안인데, 정말 알 수 없는 불안 말이에요. 폴 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