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 출근하느라 손에 잡히는 대로 양말을 신는다. 버스에서 내려 근무자까지 걷다 보니 해진 틈으로 엄지발톱이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내민다. 다른 발톱에 비해 세 배 정도 더 큰 엄지발가락은 매번 새 스타킹이나 새로 산 양말에 살짝 구멍을 내며 자기 존재를 과시한다. 피식 웃음이 난다.앞 트인 슬리퍼로 갈아 신으면서 양말을 벗었다. 쓰레기통에 버릴까, 집으로 들고 갈까 고민하는데, 어머니가 생각난다.어머니는 유독 엄지발톱이 크셨다. 그래서인지 어머니 양말은 늘 엄지발가락 부분에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어머니는 그런 양말을 버리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