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아침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차례를 지낼 수가 없었다. 살다 살다 이런 더위는 처음이었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길에 올랐다가,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그 자리에는 갓 2개월을 넘긴 새로운 생명이 함께 하고 있어서 더욱 특별한 느낌이었다.명절날 가족들이 모이면 모처럼 만난 아이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왁자지껄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렇게 떠들썩하던 명절도 아이들 얼굴에 여드름이 돋으면서부터는 조용해지더니, 대학을 가고 사회에 진출하면서는 얼굴조차 보는 것이 쉽지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