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꽃샘추위에 눈까지 내렸다. 한낮 샛노란 꽃을 터트렸던 크로커스는 꽃망울을 열지 않았다. 노란 술잔의 꽃을 피운 복수초는 눈 속에 뒤덮여 흔적만 보인다. 봄을 환영하며 줄지어 노란 꽃을 달았던 영춘화는 흰 분을 칠하고 수줍게 숙였다. 다시 겨울이 시작되는 건가? 온 세상이 흰 세상이다. 지지난 주는 진눈깨비에다 싸락눈이었는데, 오늘은 제법 눈다운 눈이 내렸다.바람이 제법 분다. 까치집이 휘청휘청 흔들린다. 까치 한 마리가 둥지에 들어가질 못한다. 안절부절 둥지 주변만 맴돈다. 이가지 저가지 옮겨 다니다 끝내 둥지 안에 들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