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다녀왔다.가을의 제주는 다양한 색과 질감으로 깊어져 있었다.쟁기로 밭을 갈던 시절, 돌이 많은 제주에서는 땅을 일굴 때마다 나오는 돌덩이들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어 밭의 경계를 따라 쌓아두었다고 한다.이 돌들이 시간과 함께 이어지고 쌓여 만들어진 돌무더기, 일정하지 않게 비뚤게 쌓인 이 돌들을 베케라고 불렀다. 베케는 크고 작은 돌들이 무심하게 쌓인 돌무더기이자, 제주에서 살아내려고 묵묵히 노력했던 사람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흔적이다.이번 나들이의 주인공은 곶자왈, 오름, 습지, 초원, 고사리, 나무, 풀, 이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