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노지에서 찬서리 견디어낸봄똥배추밭 길한참을 지나쳐 걸어걸어융단 청보리밭 쪽길도돌아나왔었고, 꼬불꼬불 힘겹게 도착한 여름정신 못차리고허구헌 날 젖더니만수많은 인연의 끈에 매여거미집 지었는데, 거기 방울방울 맺힌 빗물이라면오직슬픔의 고름일진대 유리 부숴 바른 듯반짝이는 거미줄,은빛은 우리 삶의 환희?그래봤자 거미줄일 뿐, 그건-작은 바람 한 줄기에젖은 빗방울에이내 찢겨져버리는 인연 사람은 연약하며 운명은 잔혹하네,인생은 끊이지 않고거미집 짓게 만드니 그래서 우리는젖은 여름날 지나소슬로 바람 부는이 가을날까지살아지고 살아가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