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은 접속이다. 페르소나를 벗고 선악을 넘어선 그 충동적인 무의식, 본래 자기인 그림자를 만나는 시간이다. 울퉁불퉁한 내면의 그림자와 직면하는 날 것의 시간이며 급류처럼 과속하는 인생 시간에 담을 것과 비울 것을 키질하는 시간이다. 비워야만 만날 수 있다. 나, 그리고 삼라만상을 담은 이 아득한 우주, 무한한 하늘의 불립문자를 읽는다.“하늘의 무늬, 천문을 읽는다. 하늘은 텅 비어 있지만 변화무쌍하다. 그럼에도 흔적을 남기 지 않는다. 그래서 낳고 또 낳을 수 있다.”-(고미숙,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