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그 이야기 때문에 내 인생의 방향이 틀어지게 된 것이었다.나는 김용삼의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김일환을 생각하면 삶이 너무 왜소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돌 값으로 준 이백 오십만 원은 별도로 이백만 원을 더 꺼내 건네주었다. 김용삼은 돈다발을 손에 들고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선생님은 할아버지를 잘 아시는 분이시군요. 그렇죠?”“할아버지께서 술을 드신 이유가 뭔지 알고 계시나요?”“네. 우리 아버지께서 월남전에서 돌아가셨거든요.”“아. 그랬군요.”“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우리 할아버
“말하는 투가 우리 작은 할아버지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독립운동을 했다나 봐요.”“그렇다고 하던가요?”“꼭 집어 말하지는 않았는데 말투가 그런 것 같더라구요.”“지금 이 부분에 일본인 순사를 죽인 내용이 들어 있을 것 같아요. 딱 그 부분만 빠져 있거든요.”나는 감태나무 차를 세 잔이나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이 급했다. 김인후도 결과가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지금 김재성 노인을 면회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것도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했
10시간전
“그 당시 일본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소. 사람이라고 하기 보다는 원숭이에 가까운 것들이 살고 있었소. 에이시라고 부르는데 당신들 조상들이 모조리 잡아 죽였지요. 더러 데리고 살기도해서 피가 조금 섞이기도 했지요. 당신들은 백제의 유민들이 건너가 나라를 세운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미 그 보다 수천 년 전에 건너가기 시작했던 것이오.”“네놈이 죽을 때가 되었나보다. 대일본제국을 욕보이고 천황폐하를 욕보였으니 온전히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마츠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김일환의 가랑이를 걷어찼다. 고환을 발길에 차인 김일환은
허름한 한복 여름바지에 저고리 하나만 걸쳐 입은 김일환과는 대조적으로 보였다. 한마디로 김일환의 차림새는 어김없는 시골촌놈이었다.마츠오는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런 다음 김일환에게는 시큰둥하게 대했다. 김일환은 상관없다는 투로 마츠오를 흘끔 바라보기만 했다.“먼저 와 있었군.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지?”두서면에서 김일환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어디 깊은 골짜기에서 농사를 짓는 남자라면 모를 수도 있지만 대로변에서 주막집을 하는 주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어떤 때는 김일환이 백운산 골짜기의 홍옥석 광산에서 얼씬거
처녀의 오빠는 두 명의 처녀와 신혼 생활을 했다. 그런데도 미호 마을로 시집 간 여동생을 못 잊어했다.처녀의 오빠는 세상 여자들을 모두 다 준다고 해도 시집 간 여동생만은 못하다고 생각했다. 오빠는 여동생을 찾아 서석곡으로 찾아갔다. 사흘이 바위 면에 그림을 새기고 있는 시간에 여동생을 몰래 만나 정을 나누었다. 횟수를 더해갈수록 둘의 만남은 점점 더 대담해졌다.사흘은 그런 정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루는 바위그림을 새기다 말고 아내가 기다리는 움막집으로 갔는데 자기 신부가 친정 오빠와 한 몸이 되어 뒹굴고 있었다. 사
마츠오의 질문에 김일환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일본은 지금 가나라는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조선은 세종대왕이 만든 언문을 사용하고 있는데 모두 중국의 글자를 먼저 사용하다 만든 문자라고 했다. 중국의 한자는 물건의 모양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인데 초기 상형문자를 만든 사람들도 초기의 조선인들이라고 했다.마츠오는 중국연안에서 발견되는 상형문자를 조선인들이 만들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했다. 김일환은 애초에 원시 조선인들이 중국연안에 살았었다고 했다. 마츠오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해 버렸다.“이따위 낙서가 무슨
김일환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마츠오 때문이었다.“반곡에 김일환이라는 사내가 있는데 참 고약한 놈이오. 무식한 주막집 놈이 나를 가르치려 한단 말이오.”처음에 마츠오가 김일환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저 마츠오가 김일환의 주막에 들러 밥을 한 끼 사먹었구나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었다. 김일환이 주막집을 하는 조선사내치고는 아는 게 많다는 것이었다. 마츠오의 표현대로라면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조선 놈이 잘난 척 한다는 것이었다. 마츠오의 기준으로 보면 신식학교에 다니지 않은 조선
자신은 전화 한 통이라도 오길 기다리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는 것이었다.나는 요즘 들어 아내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데 생각이 닿았다. 옆에 있어도 없는 사람처럼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사막을 배경으로 찍은 여자 사진 한 장 때문에 온 정신이 팔려 있었다.“나이가 들면 부부밖에 남지 않는다고 다들 그러데요. 우리는 왜 한 집에 살면서도 남남처럼 살아야하죠?”“미안하오. 내가 소설에 미쳐서 그랬소. 당신도 잘 알지 않소. 내가 무슨 일에든 깊이 빠져 드는 성격인 걸.”“이건 내 느낌이에요. 당신은 지금 소설에 빠진 게 아니에요
“그렇소. 일본인들은 더 이상 백운산 아까다마를 캐어가서는 안되오. 그 돌은 우리 조상들의 혼이 담겨 있는 것이오. 백운산 자체가 해를 품고 있는 신령한 산이란 말이오.”“그래서 당신이 일본인 광산 오야지를 두드려 패고 아까다마를 훔친 것인가?”“그건 내가 아니오. 하지만 누가 그랬던 그건 훔친 것이 아니오. 훔치는 것은 일본사람들이오. 이 땅의 물건을 함부로 캐내가는 게 훔치는 것이지요. 자기 물건을 찾아가는 것을 훔치는 것이라 하면 안 되지요.”김일환의 목소리는 매우 단호했다. 마츠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조센징이 일본순사
그곳에 별도로 표시된 겹마름모꼴 문양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혼자 떨어진 그 마을이 바로 이곳에서 다소 멀리 떨어진 고래잡이 마을이었다.그들의 생활 방식은 다섯 개 마을과는 완전히 달랐다. 다섯 개 마을이 비옥한 땅에서 곡식을 가꾸고 짐승을 사육하며 때때로 사냥을 하며 살았는데 반해 이 마을은 예전부터 바다로 나가 고래를 사냥하며 살았다.김일환은 이야기를 해나가며 바위 면에 새겨진 문양을 하나씩 짚었다. 그림 하나가 단어 하나가 아니라 문장을 나타냈다. 이어지는 그이 이야기가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김일환이 설명을 하는 동안 마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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