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새벽 3시, 나는 계양소방서에서 화학차를 타고 경북 영덕으로 향했다. 전국 각지에서 소방차들이 모여드는 모습을 보며 긴장과 걱정이 교차했다.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뉴스에서 보던 참혹한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졌고, 우리는 동료들과 임무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안전한 활동을 다짐했다.뜨거운 불길과 끝없는 사투첫 출동지는 축사와 가축분뇨 적치장이었다. 축사는 이미 전날의 화재로 크게 훼손된 상태였지만, 바닥에 남은 가축 배설물과 왕겨에서 계속해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산 아래 위치한 가축분뇨 적치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