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파일 날, 일 년에 단 한 번 개방하는 이곳은 문경 봉암사다.부처님 오신 날의 봉암사 주차장은 빈틈이 없다. 저마다의 염원을 담은 하얀 연등도 그윽한 꽃향기 속 봉암사 경내를 밝히고 있다.나도 남편의 극락왕생을 비는 하얀 연등을 달고, 자식들의 안일을 비는 분홍색 등도 달았다. 예전처럼 돌탑을 두어 바퀴 돈 뒤 두 손을 합장하고 부처님을 뵈었다.“그래, 그동안 메아리로 외치던 꿈을 이루었느냐.”부처님의 물음에 선뜻 대답을 못하고 경내를 서성인다.요사채 마루에 앉아 지난 세월들을 되짚어 본다. 막막한 일이 참 많았다.이른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