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나무불꽃’은 영혜의 언니 시각에서 서술된다. 언니는 영혜와 마찬가지로 삶에서의 폭력성, 삶의 근원적 부조리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지만 영혜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영혜는 부조리한 강요에 명시적으로 도전하고 저항하며 이를 실행에 옮기지만 언니는 자신의 삶에 균열을 일으킬지도 모를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철저히 숨기며 일상인들이 요구하는 모범적인 역할을 떠맡으며 살아간다. 동생의 아픔을 다독이고 보살피는 믿음직한 언니, 부모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는 속 깊은 자식, 집안 살림을 떠맡아 예술가인 남편의 생활을 말없이 지원하는 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