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이 총기포령을 내린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전쟁은 12월 충북 보은 북실전투 패배로 일단락된다.원인은 일본군과 관군에 비해 열악한 무기와 탄약 부족이었다. 농민군은 목숨을 걸고 항전했으나 중과부적이었다. 엄청난 희생만 내고 패퇴한 것이다. 이로써 동학농민혁명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해월은 2600여 명의 사상자를 뒤로하고 북실마을을 빠져나온다. 충북 음성에서 관군을 맞아 싸운 되자니전투를 마지막으로 잠행에 들어간다. 농민군 통령 의암 손병희를 필두로 제자들이 해월을 모신다. 일행은 충청, 강원 일대 깊은 산속을 전전한다
경기 여주 전거론을 떠난 해월은 강원 홍천 방아재를 거쳐 도인 오창섭의 집에서 한 달쯤 머문다. 그리고 1898년 2월말 여주 접주 임학선의 주선으로 원주 송골 원진녀의 집으로 옮긴다. 그 해 3월21일은 해월의 72세 탄신일이었다. 그 해 강원도 일대는 큰 흉년이었다. 사람들은 식량이 없어 칡을 캐다가 연명했다. 해월도 콩죽과 나물죽으로 연명했다. 콩죽은 간 콩을 거르지 못하게 하고 그대로 쑤게 했다. 밥 대신 거친 콩죽만 늘 밥상에 올랐다. 해월은 이런 형편을 알고 “금년 생신은 음식을 전폐할 터인즉 제군은 그리 알라”고 타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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