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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고단함을 잠재워주는 비행기 안, 와인 한 잔짐가방을 꽉 채운 캐리어를 손에 쥐고 집을 나선 순간부터 얼른 도착하고 싶은 곳은 비행기 안이다. 체크인하기를, 보안 검색대 통과하기를, 기내 탑승하기를 하염없이 줄지어 기다리다가 마침내 도착하는 비행기 안, 자리를 찾은 후 여분의 가방을 얹거나 시트 밑에 놓아두고 안전벨트를 조인 후 털썩 앉았을 때의 안도감. 이제 앉아 있기만 하면 도착하는 여행지를 상상하며 잠이든 영화에 빠지면 된다.하지만 모두가 비슷하게 느끼듯 기내는 편하지 않다. 곧이어
아침 일찍 카톡이 왔다. 보낸 이는 아는 교수였다. 자혼을 알리는 모바일 청첩장이었다. 당연히 자혼이 있을 나이이니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모바일을 열어보지 못했다. 20여분 뒤 청첩장을 보낸 교수의 이름으로 또다시 카톡이 왔다. 속보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보낸 것이 아니니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궁금했다.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자신도 모르게 전화번호가 유출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선 아는 사람들에게 카톡으로 경위를 알리고 있는데 역부족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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