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오후다. 사업하는 아들이 물건 납품을 위해 다녀온다고 하기에 따라나섰다. 평화로로 접어들자, 곧은 도로가 시원하다. 운전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운전대를 잡았다. 30대인 아들에게 여유 있게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겠다는 무의식도 집착이다. 젊음을 담보로 과속 운전할 거란 노파심의 발로이리라.폭염으로 마무리한 여름이 지나자,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겨울로 치닫는지 쌀쌀하다. 그래도 한낮 햇볕은 따뜻하다. 차 안으로 들어온 온기가 알맞아 기분이 좋다.야트막한 오르막에서 철근을 실은 트럭이 힘겨운 소리를 토해내며 2차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