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기다렸던 가을이 오고 있다. 가을은 해가 서쪽 산으로 넘어간 후에나 시나브로 온다. 워낙 뜨겁고 무더운 지난 여름이었던지라 어여 어여 가길 바라던 여름이었다. 그럼에도 여름 끝자락에 들어서니 가는 여름의 시간을 살짝 잡고 싶어졌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세월이 아쉬워 드는 마음이리라! 하여 오래간만에 해 봤다.지나가는 여름을 잠시 손톱에 잡아두려 봉숭아 꽃물 들이기를 했다. 여름의 막바지에 들어설 무렵이면, 뜨거웠던 여름을 한겨울까지 어떻게든 잡아보려 내 어릴 적, 내 아이들 어릴 적 했던 행사를 예순을 방금 넘긴 지금 다시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