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인가 싶었는데 싸락눈이다. 우산을 들었다. 싸라기가 ‘토 도 독, 톡! 톡!’ 짓궂게 건드리는가 싶더니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내 튕겨 오르고 떨어진다. 머리 위에서 튀고 바닥에서 부서진다. 산만한 폭격이다. 잔챙이들인데 제법 위세 부린다. 그나저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어제 새벽 나절 눈이 제법 내렸다. 비가 온 후, 물기 위에 내려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보였다. 조금이라도 비탈진 곳이라면 쓸려 내렸다. 바닥에 닿는 곳은 하얀색이고 위로는 투명했다. 그러데이션에 질감까지 더한 눈의 작업이다. 작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