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매력적인 섬! 하지만 아무에게나 손을 내어주지 않는 섬, ‘바람이 허락하는 섬 추자도’ 이 글귀에는 애달픈 짝사랑 같은 낭만과 냉엄한 현실이 공존한다.육지 사람으로 그저 청명한 바람과 푸른 바다가 좋아 정착한 제주도, 안정된 직장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잠시 난데없이 어딘지도 모를 추자면사무소에서 근무하란다. 울렁이는 속을 부여잡고 도착한 추자도의 첫 이미지는 사실 절망이었다. 점심시간 밥도 먹지 않고 면사무소 뒷산 중턱에 올라 북쪽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 옛날 연북정에 오르던 유배 선비들의 마음을 헤아리곤 했었다.그랬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