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가끔 난 자문할 때가 있다. 지금 여기에 ‘난 잘 도착한 걸까?’라고 나에게 물을 때가 있다. 서른아홉에서 마흔으로 접어들 때 그랬고, 마흔아홉에서 쉰이 될 때 아프게 질문했다. 답은 찾지 못했다. 삶에 있어 ‘정답이 있을 리 없지’라는 말을 위안 삼아 생각의 문을 살짝 닫았었다. 지금, 육십갑자 한 바퀴 돌고 다시 시작하려는 즈음, 다시금 자문하게 하는 책이 내게 왔다. 란 그림책이다.물론 글 텍스트에 이런 내용의 언급은 없다. 무슨 연유인지 모르나 단단히 맘먹고 혼자서 출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