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가 들리는 해안 가까운 곳에 기거한다. 대문을 열면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마을 안길에 접하고 있다.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대문 앞에서 볼모로 잡혀 움직일 수가 없다. 중형 자가용이 줄줄이 지나는데, 한옆에 비켜 서 있자니, 불편하고 괘씸한 마음이 인다. 맞은편 돌담에 꽂힌 올레길을 표시하는 리본이 원망스럽다.올레길의 개념은 부모님이 “애야 올레 밖에 가서 손님이 오거든 안내하여 모시고 오거라.” 하는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의 사전적 의미의 올레와는 거리가 멀다. 언론인 서영숙 씨가 처음 구상해 제주의 자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