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이 동네가 썩 마음에 든다. 읍내로 교통도 좋거니와 무엇보다 이웃이 수더분하고 순박해서 좋다. 더욱이 자기 일에 성실해 실답고 미덥다. 다들 감귤농장으로 바빠 일 년을 두고 한두 마디 말을 주고받는 정도이니, 이게 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려니 한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라선지 몸에 밴 부지런에 심성들이 곱다.엊그제 강풍이 휩쓸고 지나더니 바람도 나뭇가지 끝을 하늘거리게 스쳐 미풍인 데다, 아침부터 일찌감치 와선 저 혼자 재잘거리는 멧새 울음이 한층 고즈넉한 정원의 적막을 돋운다, 그 행간으로 내리는 시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