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에서 한 아저씨가 율무를 샀다. 상인 아주머니는 ‘남자가 비닐봉지 들고 다니면 모냥 빠진다’ 면서 그에게 헝겊 가방을 줬다. “모냥 빠진다”는 말이 여러 가지 생각을 이끌어내었다. 사용된 지 오래된 말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모양이 안 좋다’ 보다 ‘모냥 빠진다’고 하면 마치 이가 빠져서 보기 민망한 것처럼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무엇인가 새롭고 다른 것에 대한 우리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듯도 하다. 요즘은 단정한 말보다 뭉툭하게 다가오면서 불쑥 한 대 치는 것 같은, 아니면 날 선 칼처럼 예리하게 각이 진 표현을 더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