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남자의 뒷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자연스럽게 저녁 먹을 쌀을 씻어 밥을 안친다. 냄비에서 물이 끓어오르자, 거제 앞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미역과 톳을 데쳐내고 상추와 노란 고갱이 배추를 씻어 건져놓는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김치를 썰고 상을 차리며, 내일 아침은 굴 떡국을 맛있게 끓일 거라고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통영의 겨울 바다와 파란 하늘이 잘 벼린 칼날처럼 쨍한 날, 코끝에 닿는 음식 냄새와 따듯한 실내에서 바라보는 여유롭고 낭만적인 풍경과 달리 남자의 등에 문득 외로움이 번진다. 대학교 졸업하고 성실하게 조